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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4.23 '엄한'과 '애먼'
즐겨 보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Old&New』이다.
우리말에 대해 웃음과 교양을 두루 갖춘 방송으로, 어른들은 아는데 청소년들은 모르는 단어, 청소년들을 사용하지만 어른들은 모르는 단어, 잘못 사용하고 있는 단어 등을 재밌게 풀어 나가는 방송이라 부담없이 웃으면서 몰랐던 부분도 알 수 있어 유익한 방송이라 생각한다.

최근에 본 것 중에서 나도 잘못 알고 있던 단어가 있어 이렇게 글로 남긴다.

인터넷에서도 쉽게 접하고,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단어인데, 잘못 쓰고 있는 단어가 있다.

"괜히 엄한 사람 가지고 트집이네."
"이거 정말 엄하네."
"엄하게도 내가 걸렸네."


생각나는 대로 예문을 적어 봤는데, 실제 사용은 이보다 더 광범위한 것 같다. 그러나 우리가 자주 쓰고 있는 '엄한, 엄하다, 엄하게' 등의 단어들은 우리말 '애먼'을 잘못 사용한 예이다.

엄한 (嚴寒) 「명」매우 심한 추위. ≒기한01(祁寒)˙대한05(大寒)〔2〕˙융한. 「비」 한추위.


애먼 [애ː-] 「관」「1」일의 결과가 다른 데로 돌아가 억울하게 느껴지는. ¶애먼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다/애먼 징역을 살다/정작 죄진 놈들은 도망친 다음이라 애먼 사람들이 얻어맞고 나동그라졌다.≪송기숙, 암태도≫§ 「2」일의 결과가 다른 데로 돌아가 엉뚱하게 느껴지는. ¶애먼 짓 하지 마라./해야 할 일은 제쳐 놓고 애먼 일을 붙들고 있다. §


위를 보면 알겠지만, '애먼'은 관형사이다. 관형사란 명사를 꾸며주는 역할을 하는 단어이다.

우리는 관형사를 부사나 동사처럼 사용해 왔는데, 그렇다면 혹시 따로 동사나 부사가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여 찾아봤지만, 그런 용례는 없다.

엄 (嚴) '엄하다'의 어근.
엄-하다 「형」「1」규율이나 규칙을 적용하거나 예절을 가르치는 것이 매우 철저하고 바르다. ≒엄려하다〔1〕. ¶군대는 계급의 상하 구별이 엄하다./그 집은 예의범절이 엄해서 아이들이 얌전하다./선생님은 그의 무례함을 엄하게 꾸짖었다./그 학교는 학칙이 엄하다는 소문이 자자했다./청백리로 소문난 집안이어서 그런지 가풍이 엄하고 딱딱한 느낌을 받았습니다.≪박경리, 토지≫ §「2」어떤 일이나 행동이 잘못되지 아니하도록 주의를 단단히 하여 두다. ¶다시는 싸움을 하지 말라고 아이들에게 엄하게 일러두어라./수상한 사람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라는 상부의 엄한 지시입니다./내금위에게 영을 내리어 내전 경호를 엄하게 하라고 일러라.≪박종화, 다정불심≫ §「3」성격이나 행동이 철저하고 까다롭다. ≒엄려하다〔2〕. ¶며느리에게 엄한 시어머니/사람이 매사에 너무 엄하면 사람들이 잘 따르지 않는 법이다./성정이 속으로 강직하면서도 거죽으로 부드럽고, 기상이 엄하고 씩씩하면서도 화한 가운데 사람을 사랑할 줄을 알았다.≪박종화, 임진왜란≫ §
엄-히 「부」「1」=>엄하다〔1〕. ¶자식을 엄히 가르치다/마을마다 주막의 벽에 붙은 방에는 차후로는 매년 꼬박꼬박 경선궁에 도지를 내야 하며 만일 이에 불복하면 국법으로 엄히 다스리겠다고 경고하고 있었다.≪문순태, 타오르는 강≫/아무리 도둑을 잡아 엄히 처벌해도 문단속이 허술하면 또 다른 도둑이 들 것이다.≪이문열, 시대와의 불화≫ §「2」=>엄하다〔2〕. ¶다시는 도둑질을 하지 말라고 엄히 이르다/아침나절은 물론 해 넘어간 후에는 절대로 집 밖으로 물을 못 길어 가게 엄히 단속했다.≪박완서, 미망≫ §


위를 보면 알겠지만, 우리는 '엄하다'를 지금껏 잘못 써온 셈이다.
예문을 원래 뜻대로 해석해 보면,
"괜히 엄한 사람 가지고 트집이네."
'괜히 매우 철처하고 바른 사람에게 트집이다' 정도의 뜻이랄까?


지금까지 모르고 사용해 온 것을 누가 뭐라 할 수는 없겠지만, 이제 알았다면 올바로 사용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
Posted by 하루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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